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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을 보면서 아쉬운 건 너무 문학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 많다는 거였다. 다들 창작을 하는 사람은 아닐진대 창작과는 관계없는 많은 사람들이 <이외수의 글쓰기 공중부양>이나 안정효의 <글쓰기만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이태준의 <문장강화>를 읽는 걸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나도 한때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책을 뒤져봤는데, 대부분 작가들이 쓴 책이 대부분이었다.

일반인들은 블로그 정도를 운영하고, 이메일이나 간단한 모임 후기, 여행 후기 정도를 쓰고 싶을 뿐인데, 고통스런 창작의 과정이나 단어 선택, 거기다 좋은 문장론까지 언급하니 자연 맥이 빠진다. 또다시 중고등학교 국어 문법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일 테니까.

또 하나는 일명 '비즈니스 글쓰기' 책인데, 이 책들은 문서를 잘 만드는 방법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이다. 기획서나 보고서, 고객에게 보내는 레터에 대한 내용들이다. 주로 기자 출신의 저자들이 쓴 책이다. 실용적인 책이니 자연히 책을 읽는 맛이 떨어질 뿐더러 이 책 저 책을 둘러봐도 다 비슷비슷한 내용들이다.

 


 

그렇다면,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책은 없을까? 어차피 글쓰기가 책 한두 권을 봐서 금방 좋아지지 않을 바에야 글쓰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책은 없을까?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글쓰기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라 이들의 글쓰기 습관을 내의 것으로 체화시키고, 글로 써낸다는 게 쉽지 않게 느껴진다. 그나마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가 있지만, 역시 외국인인데다 정작 구체적인 방법은 잘 설명하고 있지 않다.

평범한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글쓰기 책은 없을까? <첫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는 바로 그 지점에 있는 책이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백일장이나 독후감대회에서 자주 입상하곤 하던 글쓰기 '장학생'이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남들보다 책을 좋아하는 정도였다. 다만, 글쓰기를 잘 하고 싶은 '열망'으로 방송작가협회에 글쓰기를 배운 게 본격적인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뒤늦게 배우기 시작한 글쓰기는 시트콤 작가를 거쳐, 영화평론가, 출판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를 익히는 계기가 됐다. 문학을 좋아하는 감수성만 풍부했지만, 저널리즘 글쓰기를 배우면서 쉽고 명쾌한 글쓰기를 배우게 됐다고 말한다.

네이버 파워블로거이기도 저자의 글쓰기 매력은 재미있다는 점이다. 영화와 드라마, 책 리뷰는 물론 일상에 대한 소소한 글들도 자신만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바라본다. 네티즌 독자들이 그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다. 저자는 '글빨' 못지않게 '말빨'까지 겸비하고 있어 강사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간 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 대학, 교육청과 도서관 등에서 글쓰기와 서평쓰기 강의는 '글쓰기 강의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통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글쓰기를 잘 하려면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 아니면 오래동안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글쓰기 강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한두 문단을 쓰는 것도 힘들어하는 글쓰기 초보자였다. 문장력을 키우는 건 이후의 문제였다. 일단은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게 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 그래서, '머릿속 빨간 펜은 잊어라'라고 말한다. 잘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쓸거리는 찾는 방법부터, 자신의 실제 블로그 글을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다가간다.

총 13단계의 글쓰기는 글감 찾기, 자신감 찾기, 일단 쓰기, 느낌 담기로 시작한다. 그 다음에는 탄탄한 글쓰기를 위해 얼개를 세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개요를 짜고, 시선을 끄는 방법, 단락 연결하기, 요약하기 같은 방법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잡는 방법을 들려준다. 간결하게 쓰기, 생생하게 쓰기, 논리적으로 쓰기, 고쳐 쓰기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다.

이 책의 장점은 책을 읽으면서 직접 글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는 점이다. 책 중간중간에 저자가 블로그에 쓴 글들은 독자들도 따라서 써보고 싶은 주제의 글들이다. 글쓰기 책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글쓰기의 전략> 같은 책은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일단 주눅부터 들게 마련이다. 자신이 쓰고 싶은 건 논문이나 전문적인 글쓰기 수준이 아닌데, 너무 수준도 높고, 글쓰기 주제도 일상의 소재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란 부제 그대로 이 책은 블로그나 에세이를 보는 듯한 재미도 있다. 글쓰기는 피하기 싫은 의무나 고통이 아니라 가슴 두근거리는 즐거운 경험이라는 것을 체감한다면,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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