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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A는 독서광이다. 유일한 취미는 책읽기,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붙든다. 특히, 문학을 좋아한다.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찾아보는 것은 기본. 소설가 김연수, 김애란, 편혜영의 소설을 읽으며 미니홈피에 리뷰를 올린다.

이런 그녀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책을 싫어하는 K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K에게 그녀가 반했다. 여기서부터 불행이 시작됐다. 시간만 나면 스키장으로 직행하려는 K와 운동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A가 잘 될 리 만무했다. 보드동호회 회장인 K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A는 조금씩 지쳐갔다. A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키장으로 직행하는 K의 혈기를 막을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마다 솟구치는 A의 외로움은 책으로 달랠 수밖에 없었다. “더 많이 사랑하는” A는 자신의 취향을 “죽이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K와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운동신경이 부족한 A였으나 부단한 연습으로 스키초보 수준에 올랐다. 덕분에 K와 스키장에 가는 행복도 누렸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선천적으로 운동을 싫어했던 A는 더 이상 스키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스키연습을 하는 동안 자괴감을 느꼈고, 그때마다 읽지 못한 책 생각에 몸을 떨었다.

물론, K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1년에 한 권 읽기(때론 ‘0’)를 꾸준히 실천해 온 K는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덜 사랑하는” K는 아쉬울 게 없었다. 나아가, 틈만 나면 책을 붙잡는 A의 취향을 비난했다. A가 소중히 여기는 책을 베고 자는가 하면, 라면 받침으로 쓰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그럴 때마다 A의 슬픔은 커져갔다. 또한, 그런 K를 미워할 수 없는 자신이 싫어 허벅지를 찌르곤 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연애가 1년여쯤 되기까지 둘은 네 번의 이별위기를 겪었다. 매번 K의 완승이었다. “더 많이 사랑하는” A는 “내가 맞추겠다”는 약속으로 다툼을 무마시켰고 둘의 관계는 ‘어렵게’ 지속됐다.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취향의 문제로 고민하는 커플은 이들만이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 남자와 게임혐오증에 걸린 여자, 운동을 싫어하는 남자와 운동중독인 여자, 등산마니아인 남자와 숨쉬기 운동조차 힘들어하는 여자 등 많은 커플이 취향을 문제로 다투고 멀어진다. 취향이란 기질과 성향의 문제인지라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아무리 맞추려고 해도 한계에 부딪히고 결국 서로의 취향을 인정하자는 약속에 이르는 커플이 많다. 그러다보면, 다른 취향으로 인한 문제 즉 동호회나 모임, 시간공유 등의 일로 멀어지게 된다. 결국,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을 포기해야 가능한 일. 이 한계에 도전해 성공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 과정에서 입는 상처는 쉽게 극복되지 않으며 상대에 대한 원망으로 남기도 한다. 취향의 문제는 결혼 후에도 화두로 떠오른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남편은 집에 있는 아내를 외롭게 한다. 반대로, 나가기 좋아하는 아내라면 친구가 적은 남편을 홀로 둘 수 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이 좋은 부부라면 최선의 예겠으나 이런 접점을 찾지 못해 갈등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

사례를 접하며 취향의 문제가 관계를 쌓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깨달았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지식의 욕구와 호기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취향의 문제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중에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단계 나아간 이야기가 필요했다.

친구 A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성적인 취향이거나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경우가 많다. 자기주장이 강할 수도 있고 자기계발 욕구도 만만치 않다. 이런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집, 자동차, 연봉이 아니라 취향과 세계관의 일치다.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는 이성을 만나고자 하기 때문에 “딱 맞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다보면 결혼이 늦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꼭 같진 않더라도, 나만큼 좋아하진 않더라도 책을 조금은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인연을 기다리기도 한다.




이들을 만나며 ‘책남북녀’를 기획하게 됐다.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서점에 가고, 북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는 광경을 떠올렸다. 날씨가 추운 날엔 방에 들어 앉아 같이 책을 보고, 백화점 대신 서점을 거닐며 함께 걸어갈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커플. 그들이 바로 ‘책남북녀’다.

이런 커플이 많아지면 책 읽는 가정이 만들어질 것이고, 나아가 책 읽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들이 부모가 되면 아이들에게 사교육이 아닌 책읽기를 권할 거고 책 좋아하는 아이들이 늘어나 지식강국이 될 것이다. 우리가 꿈꿔온 ‘책남북녀’의 로드맵이다. 결국, 책 좋아하는 미혼남녀를 만나게 해주는 것부터가 우리의 임무인 셈이다. 적어도 사귀게 되진 않더라도 책 친구는 될 수 있지 않을까. 홀로 읽는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자신했다.

이제 오랜 시간 꿈꿔온 ‘책남북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가 왔다. 일 저지르기의 명수인 우리는 알고 지내온 책남북녀 1호 커플의 인터뷰를 터뜨리려고 한다. 이어 2호 커플의 이야기도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커플 모집]은 3호부터 시작한다. ‘책남북녀’가 되고 싶은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지원해주길 바란다.

구체적인 지원방식과 내용은 다시 공지해드리겠다. 독서경영 교육회사 (주)행복한상상이 기획한 꿈의 프로젝트,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책남북녀’ 이야기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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