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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성공의 최고 요인으로 말하는 인맥을 그는 버렸다. 20여년의 검사 경력과 10여년의 삼성 구조본의 핵심 임원으로서의 기득권을.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를 '배신자'라거나 '조직 부적응자'로 몰아세웠다. 

짐작은 다들 했겠지만, 이렇게까지일 줄은 몰랐다. 삼성 구조본의 검찰을 중심으로 한 로비의 실상, 비자금 관리의 실태를 핵심 고위임원이 직접 밝혔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도요타 사태를 보면서 우리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하는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가 겹쳐 보인다. 10조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했지만, 그래도 오늘의 삼성을 일군 이건희의 경영능력은 인정한다 쳐도 후계자 이재용, 이부진 또한 '도덕성은 몰라도 경영능력은 탁월'할까?

수단이 목적을 우습게 보는 세상이다. 돈이 인간의 존엄을 넘어섰다. 돈(경제)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정당화되는 사회다.

거침없이 읽힌다. 우리 나라 검사도 이렇게 글 잘 쓰는 사람이 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는 소설을 읽는 듯하다.  검사, 변호사, 삼성 임원들의 실명이 그대로 나온다 보니 삼성과 검찰의 권력구조를 한눈에 보는 듯하다.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강조하면 할수록, 어쩔 수 없이 노조를 허용하게 될 때 받을 충격도 커진다. 경쟁 재벌인 현대와 달리, 삼성 경영진은 ‘노조와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노조가 생기면, 삼성은 혼란을 감당할 수 없다.


다른 대기업 역시 ‘노조와 함께 지내는 법’을 거저 배운 것은 아니다. 막대한 수업료를 치른 뒤에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비용은 전근대적인 관행에 젖어 있던 한국 기업이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기업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수적으로 치러야 했다." (270쪽)



범죄수사가 직무인 검사가 기업인인 양 경제를 생각하고 기업인은 정치인인 양 나라 일을 걱정하더니 마침내 과학자마저도 그 곡학아세가 정치인인지 사기꾼인지 잘 모를 정도가 됐다.


- 논문 ‘인위적 실수’? 황 교수의 곡학아세 (김용철, 한겨레 2005년 12월 19일자 칼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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