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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는 제대로 된 대문학을 읽어야 한다. 세상의 원형질을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문학 서적을 한 100여 권 가려 읽고나면 문학과는 결별을 해야 하고, 소설 나부랭이나 시 쪼가리는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는 게 되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서른이 넘어서까지 소설이나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사람은 영원히 어른이 되지 못할 거다."

- 장정일 소설 <구월의 이틀> 중 -


구월의 이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장정일 (랜덤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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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거장'이라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와 비교되는 소설가 장정일씨는 이번 장편 <구월의 이틀>에서 평소의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위 대목 역시, 작가의 사고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지요. 흥미로운 점은, 다치바나 다카시 역시 성인이 된 후론 문학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대신, 과학 관련 서적들을 탐독해왔다고 하죠.

다치바나 다카시와 장정일씨의 '독서법'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의견을 덧붙이자면, 두 독서가의 지적은 '문학을 놓치 못하는 사람'이 아닌 '문학만 읽는 사람'을 향해 있다고 봅니다. 강의를 하다보면, 문학 즉 소설과 에세이 때론 시 읽기를 즐기며 장황한 글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보는데. 이분들에게 저 역시 비문학 읽기를 강하게 권합니다. 물론, 반대로 문학을 읽어보지 못해 생각을 풀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소설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두 독서가의 생각을 존중하는 입장입니다. 상당 부분 공감하기도 하구요. 문학 읽기에 빠져 어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여럿 봤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하나에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겠죠. 장정일씨가 "소설 나부랭이나 시 쪼가리"라는 독설까지 쏟아낸 것은 어른으로 자라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하는 이들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또, 자신의 성장에 문학이 아닌 그 밖의 책읽기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셨겠지요.

미진한 부분은 2월 25일(목) 오후 7시 논현문화정보마당 문화예술관(학동역 6번 출구)에서 열리는 <우리문학 콘서트>에서 더 풀어보겠습니다.


다음은 작년 12월 1일 강원대 강연회 기사입니다. -> 원문 보기

최근 장편소설 <구월의 이틀>을 출간한 작가 장정일(47)씨가 1일 강원대 아나강좌의 초청으로 춘천을 방문, ‘한국문학,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장씨는 “글쓰기라고 한다면 자동반사적으로 시와 소설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문학 장르에 계급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적 시와 소설이 중심이 된 교과과정을 통해 문학의 위계질서를 배워간다”며 “시와 소설은 교양의 일부분일 뿐 전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소설이 온갖 사회의제들을 담아 내 다른 문학 장르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비문학적 글쓰기를 억압하는 것이 한국 문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씨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빼면 영국 문학의 반은 날아가 버린다”며 “칸막이 장르계급이 없어져야 한국 문학이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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