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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9일에 방송된 MBC '100분토론'은 <100분 토론 10년 그리고 오늘>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손석희씨의 마지막 방송이라는 이유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날이죠. MBC는 이날 패널로 박형준 정무수석,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초대했습니다.

"국민화합과 소통을 위해 나아가자"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던 패널 중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단연 유시민씨였습니다. '말과 글'이 어떻게 일치할 수 있는지 보여준 유시민씨의 말을 글로 정리해봤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것은 물론 개념이 꽉 들어찬 스피치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씀 아실겁니다 유명한 법언인데요 .법이란 무엇이냐 큰 고기만 빠져나갈 수 있는 촘촘한 그물이다. 사실, 원래 촘촘한 그물은 작은 고기만 빠져 나가야죠. 그런데, 법이라는 건 큰 고기만 빠져나가는 촘촘한 그물이라는 거죠. 법칙이라는 것이 잘못 적용되기 시작하면 국민이 법에 대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꾸만 제가 이번 정부의 법치주의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관료조직에 대해서요. 그러니까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합법적이고 합헌적인 폭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관련 기구에 대해서는 철저한 문민적인 통제, 정치적 지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관료기구의 속성은 자기 힘을 극대화 하고, 권력을 키우고 ,무력한 개인에 대해서 위세를 부릴 수 있을 때는 늘 불이 되는 내적경향이 있는 조직이거든요.

그리고, 우리 대통령께서는 이 조직을 관리하시는 수장이시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폭력을 보유하고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관료기구에 대해 강력하게 문민적 통제, 정치적 지도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요구와 신념 이런 것들이 표출되는 것을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인권 다양성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권력을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의 억압으로부터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과 소망과 기회를 지켜주기 위해서 생긴 개념 아닙니까.

그러면 인권과 다양성이라고 말할 때, 어떻게 이것을 억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주체는 국가권력이거든요.

이 국가 권력이 모든 국민에 대해서 공평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지나친게 없는지 혹은 불법적인 것이 없는지를 대통령과 참모들은 늘 살펴야 합니다.




물론 시민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하죠. 합니다, 얼마나 분이 나면 하겠어요. 그걸 풀으라고 정치가 있고 정무수석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시민들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응을 하는데 거기서 마찬가지로 불법이 저질러진단 말이에요.

이때 이것을 등가적으로 보면 절대 안 됩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국가권력이 시민을 억압하기 시작해요. 시민들의 폭력이나 불법도 나쁘지만, 국가 공권력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점에 관해서는 국가권력, 국가조직의 불법행위는 시민들의 불법행위에 의해서 정당화 될 수 없단 말이죠. 그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공권력을 지휘해야 합니다.”

- 100분 토론, 유시민


유시민씨의 스피치를 정리하며 여러번 놀랐습니다. 보통, 매끄럽게 들리는 강의도 글로 받아적으면 중복되는 표현이 많고 군더더기 투성인데. 유시민씨의 말은 그와 반대로 빼고, 더할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말 실력은 자연스럽게 글로 연결되겠죠. 그의 책 대부분이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말과 글 실력은 독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신작 <청춘의 독서>는 이를 증명해주는 책이죠. 세계문학부터 정치, 사회, 고전, 철학에 이르기까지 전분야를 아우르는 그의 방대한 독서력이 글과 말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역시, 잘 표현하려면 잘 읽어야겠습니다. 물론, 잘 읽어도 표현하지 못한다면 트레이닝이 필요하겠지만요.^^



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cck.com BlogIcon 로미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제가 태어나서 본 사람중에서 가장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유시민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도 보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다양한 의미일 수 있습니다만, 최소한 토론에 어울리는 언어구사력으로 보자면 제겐 유시민이 최고였습니다. 유시민의 예전토론을 보셨다면 아실 겁니다. 그의 토론실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를요. 지금의 유시민은 많이 유들유들해져서 말을 일부러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예전 열린우리당 시절 유시민이 특별히 절제없이 토론할 때는 말도 빠르고 공격적이기까지 했더랬죠. 그런 빠른 속도와 공격성에 더하여 유시민 특유의 논리적인 날카로움과 깔끔한 문장력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듣다보면 마치 한편의 잘써진 교양교과서를 누군가 빠른 속도로 읽어주는 듯한 느낌마져 들 지경이었죠.

    제가 인상깊게 본 과거 유시민 토론중 하나를 올려봅니다. 혹 못보셨다면 재밌게 보시길..

    http://usimin.co.kr/2030/bbs/tb.php/2030_CINE01/307
    2010.01.17 21:36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maehok.tistory.com BlogIcon 숭학당 정말 토론의 달인이죠. 관련 동영상 링크, 감사합니다.^^ 2010.01.18 10:3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nejooso.com BlogIcon 텍사스양 올 해
    첫 책이 '청춘의 독서'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0.01.18 17:44
  • 프로필사진 레볼루션 잘 봤습니다. 이 말을 찾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퍼갑니다...ㅎㅎ
    2010.01.2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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