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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톤의 독서보다 1그램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일본의 저자 나카타니 아키히로가 제게 해준 말입니다. 수많은 책을 써온 그는 최근 독서량을 줄인 대신, 실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많이 읽은 들,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소용이겠냐는 그의 반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는 길.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읽으려고 노력한만큼, 실천하려고 애썼는가?" 쉽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후로도 지금까지, 저는 읽은 것만큼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게으른 저에게 실천의 기회가 왔습니다. 가난한 나라 아이티에 불어닥친 재앙을 보며, 저는 긴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힘이나마 기부에 동참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입니다.


각 언론은 이번 강진이 10만 이상의 인명피해를 낳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아이티 인구의 1/3에 이르는 300만명이 영향을 받았고, 1천만명이 지진을 느꼈다고 합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현장 사진을 볼 때마다,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가난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과거 여러 번의 지진으로 수도 포르토프랭스가 파괴되기도 했던 나라 아이티. 카리브 해에서도 가장 작은 나라, 인구 900만 밖에 되지 않는 이 가난한 나라가 겪어야 할 고통의 끝은 어디일까요.


이번 지진을 보며 한 권의 책을 떠올렸습니다. 아이티의 대통령이기도 했던 아리스티드의 <가난한 휴머니즘>입니다.




아이티라는 국가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해 준 책입니다. 저자 아리스티드는 아이티 빈민가에서 태어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싸워 온 신부입니다. 끊임없는 내란과 독재에 시달리던 아이티의 대통령이기도 하지요. 네 번이나 대통령이 되긴 했지만, 그때마다 군사 쿠데타 때문에 물러나야 했습니다. 그의 집권 기간은 5년 8개월에 불과했지만 교육과 보건, 노동자 임금 같은 분야에서 과감한 개혁을 이뤄냈습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아리스티드 재단Aristide Foundation for Democracy’을 만들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 혁명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티의 미래인 거리의 아이들을 돌보는 ‘라팡미 셀라비Lafanmi Selavi’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책 <가난한 휴머니즘>은 아리스티드가 쓴 아홉통의 편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글을 모르는 국민들을 대신해, 그가 쓴 편지모음 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아이티의 희망을 엿봤습니다. 


카리브 해 나라 중 가장 가난한 그들이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이 1천 6백불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이라는 이름답게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지독한 문맹률, 혹독한 가난, 끊임없이 불어닥치는 지진의 공포. 이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그들은 대안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분노와 좌절, 자포자기를 폭력으로 분출하는 것보다 평화를 위해 집단적으로 결집하도록 해 주십시오. 체념하면서 죽는 방법과 폭력적 폭발을 통해 죽는 방법, 이 두 가지 죽음 사이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집단적 결집이 바로 제3의 길입니다. 이것은 인간 에너지의 어쩔 수 없는 집중입니다. 우리에게 돈은 충분하지 않지만, 사람만은 충분합니다."  - 본문


저자는 토해냅니다. 세계화가 제3세계 사람들에게 어떤 횡포를 저질렀는지, 자유무역이 어떻게 지역 시장을 짓밟았는지, 지역 경제를 망쳐놨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경고합니다. 외국의 자선에 기대는 것은 위험하다고요. 그러니까, 자국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외칩니다. 아리스티드가 거리의 아이들을 붙잡고 글을 가르치고, 교육에 힘써온 이유이기도 하겠죠. 아리스티드의 모습입니다.


그는 이번 참사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극이다. 나와 내 아내는 국가의 편이며, 국가에 발생한 지진과 사망자들에 애도를 표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오랜시간, 아이티 국민들을 위해 싸워 온 그가 느낄 슬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아이티를 처음 알게 된 분들이라면 <가난한 휴머니즘>이라는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한비야씨의 말처럼 '세계시민의식'을 가져야 하는 우리 역시, 아이티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읽었다면, 실천으로 이어져야겠지요. 글을 맺으며, 덧붙이고 싶은 말은 기부동참입니다. 각 포털과 기부단체들이 발빠르게 아이티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찾아보면, 기부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열려있습니다.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어떤 창구든 좋습니다.


제가 택한 곳은 세이브더칠드런입니다. 작은 금액이나마 정기후원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참고로, 세이브더칠드런은 23개 회원국과 함께 1차로 총 150만 달러(약 17억 원)를 아이티에 지원하겠다고 밝혔구요, 이번 참사를 후원하기 위해 긴급 구호 페이지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정기회원이 아닌 사람도 동참할 수 있습니다.


관련 페이지입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세이브더칠드런으로 이동합니다.)




이 밖에도 많은 단체들이 여러분의 정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3시간 넘게 글을 쓰며, 실시간으로 기사를 조회했습니다. 피해자가 3백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기사도 올라왔습니다.  기사를 검색하던 중, 제 시선은 한 장의 사진으로 옮아갔습니다. 바로, 스페인 구조대원이 구출한 아이였습니다. 커다란 눈망울에 맺힌 눈물, 두려운 시선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를 보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살아있을까요. 정말, 끔찍한 참사입니다. 고통으로 울부짖는 아이티 국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신이시여, 제발 그들을 저버리지 마소서.



(사진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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