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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으면서 어른들의 세계를 미리 체험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11월 9일(화) 청강문화대학에서 진행된 북 콘서트 행사에서 초대 작가로 함께 한 정호승 시인이 학생들에게 들려준 말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 그래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시인이 이렇게 덧붙였다.

"밥이 육체의 양식이라면, 책은 정신의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밥만으로 살 수 없는 게 바로 인간이다."





영혼을 살찌우는 독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을 '밥을 먹자'고 하는 꼴이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함께 하자는 게 나쁜 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유명 소설가는 '굳이 책을 읽을 필요 없다. 책 읽으라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고, 영상매체도 있고 충분하다'는 말을 하는데, 과연 그럴까?

사이토 다카시는 <독서력>에서 '책으로 자신의 성장을 일군 사람들이 굳이 책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도 또 독자들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자신을 키운 책을 후배들에게 읽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일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 소설가가 출판이나 책지상주의자들의 교조주의를 비판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정신의 자양분이 된 것은 진정 책 때문이 아니었는지는 모른다. 책만으로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고, 바르게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그 효용을 부정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멋있어 보이는' 말이긴 하지만 말이다.



행사는 김민영 이사가 진행하면서 시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내었습니다. 작가님들 중에서 글은 멋지지만, 말씀은 어눌한 분들도 많으신데, 시인은 말씀도 시처럼 주옥같은 얘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책에서 보던 싯구가 관객들의 귓가에 전해졌습니다.

"시에는 그 자체로 운율(노래)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렵지 않은데, 우리가 교과서에서 만나다 보니 공부를 하면서 '이 시에서 그늘, 눈물의 의미는?' 이런 문제를 풀려다 보니 어렵게 대하게 됐습니다. 시는 우리의 삶속에 구체적으로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시인인데, 무심히 지나다 보니 못 느끼는 것 뿐이죠. 꽃 보면서 신비를 느끼고,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시입니다."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대한 질문에 하신 답입니다.



뮤지션 제갈인철 님과 김문규 님의 듀엣으로 시인의 시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를 열창하는 모습입니다. 

"... 빈 호주머니를 털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 노래 듣기

시인의 시는 <우리가 어느 별에서> <풍경 달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등으로 수많은 노래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이별 노래>는 가수이자 작곡가 이동원 씨가 시인을 직접 찾아와 "곡을 만들어도 좋겠냐?"고 승락을 받으러 온 일화를 소개하며, "시는 이미 독자의 것인 만큼 어떻게 고쳐 부르든 괜찮다"고 한 일들을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 이별 노래 >>> 노래 듣기
* 우리가 어느 별에서>>> 노래 듣기







학생들이 정호승 시인의 대표작을 낭송하고 있습니다.

낭독에 익숙하지 않지만, 시인을 모시고 낭독하는 행사는 인생에서 자주 오지 않는 기회이자 영광이기도 합니다. 특히, 만화 창작 등을 전공하는 문화 컨텐츠 기획자의 길을 가는 학생들에게 이번 콘서트는 삶에서 큰 전환점을 마련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인은 "언제부터 시인이 될 계획을 하셨나?"란 질문에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어느 날 한 편의 시를 써오는 과제가 주어졌는데, 선생님이 "호승이는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시를 쓸 수 있겠다"라는 격려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시인으로 초대될 수 있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계획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책은 모유와 같아요. 바로 생명이죠."

어릴 때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당시 민중서관에서 나온 32권짜리 한국문학전집을 읽게 되었는데, 은행원이던 아버지가 사다준 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사온 것 같지는 않다며, 아마 안면 있는 사람의 월부책 구매권유를 이기지 못한 듯하다는 추억을 들려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계기가 돼 책을 읽게 됐고, 책을 많이 읽다보니 나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시인은 데뷔작 <첨성대>를 이메일 아이디로 쓸만큼 애정을 갖고 있었다. 외가가 경주였는데, 방학 때 주위에서 놀던 기억을 되새겼다. 지금은 폐간된 대한일보가 시인 때문에 많이 알려지게 되는 사연을 소개했다.

"대한일보는 내가 시인으로 살게 해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인데, 신춘문예로 데뷔한 바로 그해에 폐간됐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셈이죠."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 선생님도 낭송에 참여했습니다.



청강문화대 총장님도 낭독에 나섰습니다.



요즘도 읽고 싶은 책들, 인상적인 구절들을 수첩에 한가득 메모하신다고 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속 내용 일부를 직접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정호승 시인도 직접 낭송하는 모습입니다. 시인은 "낭송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한 학생의 물음에 "낭독하는 사람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대로 하면 된다. 그 시를 쓴 사람의 감정을 헤아릴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란 노래는 시 <수선화에서>를 개작한 노래입니다.

뮤지션 제갈인철 님의 열창입니다. 열렬한 한국문학 독자인 그는 낮에는 무역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모두 가지고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시집을 자주 선물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시로 <혀>를 꼽았습니다.

"어미개가 갓난 새끼의 몸을 핥는다
앞발을 들어 마르지 않도록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온몸 구석구석을 혀로 핥는다
병약하게 태어나 젖도 먹지 못하고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죽은 줄도 모르고
잠도 자지 않고 핥고 또 핥는다
나는 아이들과 죽은 새끼를
손수건에 고이 싸서
손바닥만한 언 땅에 묻어주었으나
어미개는 길게 뽑은 혀를 거두지 않고
밤새도록 허공을 핥고 또 핥더니
이튿날 아침
혀가 다 닳아 보이지 않았다"

시인은 화답으로 이 시가 나오게 된 일화를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행사가 열린 북카페 두드림(Do Dream). 이름 그대로, 꿈꾸고 꿈을 이뤄가는 공간입니다.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과 교직원들. 근처에 있는 용인송담대학의 도서관장님과 직원 불들도 이번 행사에 초대되어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청강 북클럽>의 '책통자' 강의 중에 추천한 도서 일부가 북카페 서가에 비치되어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2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의 행사가 끝나고, 사인회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청강문화산업대학과 (주)행복한상상이 공동으로 기획, 진행하고 조선일보가 후원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고, 이건 지극히 당연하고 또 인간의 본질입니다. 사람은 혼자 있을 줄 알아야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죠. 시는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이에요."

시는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이라는 시인의 말이 오래도록 남습니다. 우리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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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복한상상은 출판사와 대학, 기업, 도서관 등에서의 북콘서트 행사를 기획, 진행해 드립니다.
문의 : 02-318-2032, book@r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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