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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첫 문장에 반하게 하라!

숭학당 2008. 2. 12. 23:57
 

소설가 공지영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는 뭘까? 최근 한 온라인 서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그녀가 이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얼마전, 봉사차 아프리카에 다녀온 그녀는 구호단체의 팜플렛을 접하게 됐다. 그런데 그 문구내용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참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직접 현장을 목격한 그녀는 팜플렛의 문구 만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입장에서 좀더 매력적인 글쓰기가 아쉬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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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글쓰기’라고 하면 먼저 ‘문학’을 연상하기 때문에 움츠러 드는 경향이 있다. 문학적 글쓰기는 풍부한 감수성과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 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편견이다. 사실 문학 창작은 ‘글쓰기’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직장에서 자주 접하고 쓰는 것은 오히려 ‘비즈니스 글쓰기’이다. 이에 도움을 주는 아주 좋은 책이 있다. 조셉 슈거맨의 『첫 문장에 반하게 하라』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광고업계 카피라이터에게서 배우는 글쓰기 기법을 보여준다.



저자는
JS&A와 Delstar의 현직 CEO다. 카피라이팅으로 선글라스만 2천만 개를 판매했고, 그가 카피를 쓴 제품중 대다수가 공전의 히트 상품이 되었다. CEO와 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잘 팔리는 글쓰기와 마케팅 심리학>을 강의하는 명강사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도 저자의 강의에 수강자로 참석했다는 점이다. 지구 환경 문제를 다룬 <불편한 진실>이란 영화와 함께 책을 내기도 한 그 또한 매혹적인 글쓰기를 통해 좀더 많은 독자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어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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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마케팅 글쓰기와 기법에 대해 벌인 강연의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문장은 생존력이다’이란 제목으로 11개의 비밀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독자)의 반응이 달라지는 문장 요소 22가지와,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심리적 방아쇠’ 22가지를 담고 있다.


대부분의 글쓰기 서적들이 그렇듯, 어찌 보면 당연한 총론적인 원칙 소개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저자가 마케팅 현장에서 직접 카피라이팅을 통해 현장에 적용해본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해 아주 설득적이다.



여기 아주 흥미로운 사례 하나가 있다. 마케팅 현장에서 적용하면 아주 좋을 듯 싶다.


한때, 저자는 체스 컴퓨터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당시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소련의 체스 챔피언인 아나톨리 칼포프가 이 체스 컴퓨터를 추천하게 하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연락을 취해 온 홍콩지사에서는 아나톨리 칼포프와 연락할 연줄이 있다며 자신을 내비쳤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달랐다. 단순히 상품을 추천하는 데서 나아가 컴퓨터와 칼포프가 대전을 치르게 하는 게 더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 다음과 같은 카피를 만들어 냈다.


▶ 헤드라인 : 소련에 도전하다

▶ 서브 헤드라인 : 미국의 체스 컴퓨터가 소련의 체스 왕을 이길 수 있을까? 미국의 최신 기술과 소련의 심리 병기가 만났다!

‘소련의 체스 챔피언에 대한 도전’이라는 컨셉을 먼저 팔겠다는 의도였다.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우연한 곳에 암초가 있었다. 광고가 나가자 마자 긴급 팩스가 도착했다. 칼포프였다. 그는 “허가 없이 내 이름을 도용했으니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저자는 굴하지 않았다. 다시한 번 기지를 발휘했다. 다음번 광고의 헤드라인은 이렇게 만들었다.


▶ 초강대국 소련이 미국의 중소기업 JS&A를 공격하다.


결과는 대성공. 홍콩 지사로부터 칼포프의 에이전시와 원만히 해결되었다는 전화가 왔다. 칼포프는 체스 컴퓨터를 추천하겠다고 나섰다. 세 번째 광고 문구 역시 기막힌 제목이 탄생됐다.


▶ 칼포프도 승인!


체스 컴퓨터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마케팅 문구의 위력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책은 이처럼 구체적인 예를 들어 10개의 글쓰기 원칙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또한, 카피라이팅을 통해 비즈니스 문장과 마케팅 문구를 쓸 때 알아두어야 할 요소들을 정리해 선보인다.


이 책의 제목에 어울리는 글쓰기 원칙은 바로 ‘미끄럼틀 효과’다. 공원에 있는 미끄럼틀을 상상해 보자. 미끄럼틀에 왁스까지 칠해놓았다고 가정해 본다. 일단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가속이 붙어 손으로 붙잡고 멈춰보려 해도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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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을 만들려면 마케팅 카피 역시 이렇게 진행되어야 한다. 미끄럼틀을 타게 되면 잠재고객은 끝까지 미끄러져 내려와 구매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다. 첫 문장에 반하면 두 번째 문장을 읽게 되고, 무엇에 홀린 듯 끝까지 읽어내려 가도록 해야 한다.


또 하나 독자 수를 늘리는 방법의 하나로 ‘호기심의 씨앗’이라고 하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미드’로 불리는 미국 드라마 매니아들을 중독되게 만든 힘도 이것이다. 한 회가 끝날 때쯤이면 예기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 다음 회가 궁금해서 보지 않고는 밤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문장의 마지막에 다음 문단을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아주 짧은 문장을 삽입하는 것이다.


그 다음 중요한 포인트. 글에는 제대로 된 흐름이 필요하다. 각각의 내용이 다음 문장으로 논리적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순서가 필요하다. 문장의 흐름을 이어가며 독자가 느낄지도 모를 궁금증을 예측하여 대신 제기하고, 그것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렇듯 첫 문장은 글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보도 자료, 프레젠테이션, 광고, 기획서, 홍보문안 등 모든 글은 첫 문장을 읽게 만들어야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은 “글을 쓰지 않았어도 돈을 잘 벌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녀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은 독자가 원하는 바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케팅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듯이 글쓰기는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읽히지 않는 글은 의사 전달 도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혹적인 글쓰기의 첫 번째 요건은 ‘첫 문장에 반하게 하라’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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