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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성인들에게 독후감이 웬말?

언뜻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독후감 클리닉 강좌를 마련한 건 몇 개월 전 절박하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다니는 회사에서 독서경영을 하는데, 독후감을 써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구나 하고 다음 말을 듣고 있는데, "독후감을 대신 써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인사고과에 반응되는데, 도저히 못 쓰겠다는 하소연이었죠.

안타까운 마음에 책통자 강좌를 소개하면서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을 권했더니, "글쓰기를 배울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마감시한 때문인지 막무가내로 한 편 쓰는데 비용은 얼마인지 묻고,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에 공개되지 않은 독후감을 원했습니다. 말하자면, 어느 곳에도 게재되지 않고 추후에도 공개되지 않을 '순수창작물'을 요구하신 셈입니다.

요즘 다른 사람의 독후감이나 서평을 짜깁기해서 과제를 제출하는 풍조가 있다 보니 그걸 피하려는 것이겠고, 또 인과고과에 반영되는 독후감인데 나중에라도 본인이 쓴 글이 아니란 게 밝혀지면 곤란해지니까 그렇게 요청한 것이죠.




그간 객관적인 글쓰기 방법론으로 서평 쓰기 강좌를 진행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자유로운 독후감조차 제대로 써내지 못한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일단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것을 너무 어려워한다는 것이죠.

글쓰기는 어떤 상황을 요령있게 정리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감상을 풀어내는 능력도 중요한데, 그런 연습에 익숙하지 않은 탓입니다.


이번 독후감 클리닉에서 다양한 독후감, 서평, 칼럼을 통해 필자가 의도하는 주제, 그걸 표현하기 위한 키워드, 논리적인 구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습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했던 예시 지문에 대한 핵심 파악을 객관식 시험 공부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자라면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주관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필자의 입장이 되기도 하고, 또 독자의 입장이 되기도 하면서 그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입니다.

글쓰기 기초격인 독후감에서 출발해 서평을 거쳐 최종적으로 칼럼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죠.




흔히 하는 것처럼 글쓰기의 왕도는 없습니다. 2주차 4시간으로 단기간에 실력이 확 좋아질 수도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글쓰기의 문제는 무언지 그간의 글쓰기 습관을 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글쓰기 강좌는 습관적으로 해왔던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자극을 받는 과정입니다. 성인 교육은 그 방점이 '학습'이 아니라 '자극'에 있습니다. 자극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았다면, 직접 써봐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늘상 고민하는 글쓰기 문제, 즉 종결형 어미를 다양하게 처리하는 방법, 줄줄 늘어지기만 하는 글을 알맹이가 들어찬 글로 바꾸는 방법 등에 대한 조언을 해 줄 수 있습니다.

고민이 없는 사람에게 방법을 알려주어도 잘 다가오지도 않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9월 12일과 19일, 토요일 오후 2시 두 번에 걸친 독후감 클리닉이 끝났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에게 더 많은 고민을 안겨드렸다면, 이번 강좌가 성공적인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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