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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 읽기와 깊이 읽기를 통해 다채로운 책읽기의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는 도서평론가 이권우의 신작으로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각주와 이크의 책읽기> <책과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에 이은 네번째 서평집입니다.


우리 나라 대표적인 도서평론가인 저자는 서평의 독자성을 확보하고, 서평을 독립 장르로 시도하고 있는 우리 시대 ‘책만 보는 바보’(?)이기도 합니다.


그는 문학,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7개 부문으로 나누어 110여 권의 책을 통해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들며 섭렵한 진지한 책읽기의 기록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학평론집의 경우 원전을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도 어렵고, 어려운 글쓰기로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지만, 서평집은 책을 소개받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내가 읽은 책은 어떤 게 있는지, 나의 느낌과 비교해보는 기쁨은 덤이죠.


느티나무도서관 박영숙 관장의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와 36차시 단계별 독서수업 <학교 도서관에서 책읽기>은 이 책을 읽고 바로 구매한 책입니다. 




책 속 내용 중 고전을 읽는데 필요한 ‘토론’과 ‘문제의식’에 대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오늘, 다시 고전을 읽는데는 다른 무엇보다 토론과 논쟁의 정신이 필요하다. 세월의 담금질을 겪으면 겪을수록 그 정신의 순도가 높아지는 것을 일러 고전이라 한다. 앎과 지혜의 고갱이가 가득 쌓인 곳간인 셈이다. 그러나 이 곳간은 좀처럼 자신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지적 호기심이나 의무감만으로 고전을 읽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정도로는 권위와 명성, 그리고 오해의 더께가 잔뜩 끼인 고전의 빗장을 열어젖힐 수 없다.


나는 고전의 문을 여는 열쇠는 치열한 문제의식이라고 여겨왔다. 우리 시대의 문제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그 타개책을 찾기 위한 지적 분투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질문만들기’라 할 수 있다. 질문을 만든 사람이 고전을 경전처럼 여길 리 없다. 고전의 지은이와 토론과 논쟁을 벌이게 마련이다. 막장을 뚫고나갈 지혜를 묻고, 그 답이 현재적 가치가 있는지 토론한다. 도전적인 토론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의 사상이 안고 있는 한계가 드러나며,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을 찾게 된다.


이쯤 되면, 고전의 주위를 맴도는 지은이라는 ‘유령’이 가만히 당할 리 없다.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자신의 다른 책을 참조해야 한다고 복화술로 변호하기도 한다. 고전을 읽는 행위는, 그러므로 묵독일 수 없다. 제대로 읽으면 그것만큼 소란스러운 책읽기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카니발적 책읽기에 몰두하게 된다.” (204~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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