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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 앞, 모퉁이에 있는 피자조각 모양을 한 아담한 건물, 찾기는 아주 쉽지만 혹시 초행이라면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잡는 것도 좋다. 서울역 방향에서 온다면 YTN타워를, 시청 방향에서 온다면 하겐다즈를, 둘 중 하나만 제대로 찾았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한 상상”에 닿은 것과 마찬가지이니 길가는 사람 괜히 붙들지 말고 진득히 몇 발자국만 더 걸어가자.
 
 두근대며 올라가는 반짝반짝한 엘리베이터. 그리고 7층에서 문이 열리면 “행복한 상상”의 미니칠판이 반긴다. 혹은 운이 좋다면 은은한 음악이 먼저 귀에 닿을 수도 있겠다. 결코 그 자체로는 너무 튀지 않는, 주로 편안한 연주곡들이 귀에 감긴다. 하지만 그 음악은 모인 사람들과 상황으로 완성되기라도 하는 듯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대부분의 상황에 적절히 어우러져 완성되는 묘한 힘을 가졌다.

 먼저 단발머리의 귀여운 인상의 여인이 살갑게 반긴다면, 그분은 김민영 이사님이시다. 책통자 수업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계신 이사님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굉장한 동안에 한번 놀라고 경계가 없는 폭넓은 지식에 두 번 놀랄 것이다. 그리고 사무실의 한가운데 네모지게 마주 붙인 책상에 앉기 전에 두 분과 인사를 더 나누게 될 텐데, 신기수 대표님과 최치훈 연구원님이시다. 혹시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 같으면, 당신은 가만히 있으면 된다. 수업에 필요한 유인물을 조용히 챙겨주시는 분이 최치훈 연구원님이시다.




 원한다면 커피 한잔을 마시며 공간을 둘러본다. 애초에 피자조각 모양의 건물인지라 똑떨어지게 네모반듯한 기존의 배치와는 다른 맛이 있는 조금 특별해보이고, 조금 너그러울 것 같은 공간이다. 사무실에 있을 법한 책상과 컴퓨터들, 그중 공간을 가장 압도하는 건 단연,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이다.

 자세히 보면 빨간 벽돌을 쌓고 나무 판넬을 올려 연출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의 종류가 한 곳에 쏠려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면(그러고 보니 나도 아직 제대로 살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당신은 굉장한 관찰가임을 인정한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독서, 그것이 행복한 상상에서 배워갈 중요한 코드이기도 하니까.

 그 중 마음에 드는 한권을 골라 책상에 앉아보자. 하지만 그 자리에서는 훑어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이제 책통자의 멤버들과도 인사를 나누어야 할 터이니. 먼저 이사님의 개인 코칭을 받으며 무언가 메모하는 것에 열중하시는 분을 발견했다면, 그 분이 우리 수업의 맏언니이신 강영자님이다. 오자마자 칠판과 마주보는 자리를 확인해 앉으시는 책가방 맨 분이 눈에 띈다면 그 분이 권지순님, 그분과 함께 딸아이의 독서력에 관해 맛깔나게 너스레를 떠는 분이 계시다면 신은주님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잔잔히 미소를 머금은 얼굴을 찾았다면 김지혜님, 큰 키에 서근서근하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을 만났다면 손수민님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참한 인상의 가장 어려보이는 외모의 소유자를 만났다면 그분이 이찬미님이다. 여기까지 보고 여자만 수강하는 수업이라고 단정해버린다면 아직 이르다. 곧 청일점 이정훈님이 도착하실 테니까. 아, 나? 나는 아마 창가 쪽에 앉아 커피를 홀짝대며 구석에 놓인 빨간 분무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다.


 나이도 성별도 성향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너무 들쑥날쑥하다고 걱정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걱정은 넣어두어도 된다. 오히려 그만큼 열린 수업이 진행되어 지루하거나 흥미가 떨어질 틈이 없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어린 시절 성과주의적 독서의 희생양인가, 책은 읽고 싶은데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아 고민인가, 그러다보니 자신의 독서법에 자신을 잃었는가, 한줄 글 써내려가는 것조차 고통인가.

 각자의 색을 가지고 피자조각 모양의 이 공간에 모인 모두가 만들어가는 수업은 흡사 각각의 토핑들이 어우러져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피자처럼, 행복한 상상이란 도우위에 올라 앉아 함께 어우러지다보면 더 맛깔스러운 변모가 가능하다.
 
 언젠가부터 독서는 우리에게 고독하게 혼자해내야만 하는 어떤 것이란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이제 혼자 그러지 말자. 대신 행복한 상상에 와서 함께 고민하는 건 어떤가? 행복한 상상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빽삼아 비슷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당신의 고민이 환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 책통자 2기 이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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