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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치유 에세이 <하하 미술관> 의그림전 오프닝파티에 다녀왔습니다. 파주 금산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파티엔 350여명의 관객이 참석해 저자 김홍기씨의 비범한 인기를 증명해보였습니다. 파워블로거 김홍기씨는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 http://blog.daum.net/film-art>의 운영자로 저와는 <샤넬, 미술관에 가다>라는 전작 출간시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났습니다.

사실, 김홍기씨와의 인연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지인인 구00양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김홍기씨에 대한 얘기는 오래전부터 들어왔죠. 당시, <독서광의 방>이라는 연재를 쓰고 있던 저에게 구00양은 "아는 오빠 중 도록을 엄청나게 수집하는 독서광이 있다"며 김홍기씨를 소개했습니다. MBA 출신의 직장인이지만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누비며 좋아하는 도록을 모으며 그림에 대한 관심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얘기를 듣고 군침(!)이 꽤나 흘렀지만, 만남의 인연은 몇년 후에나 성사됐습니다.

인터뷰 후 구00양과 저, 김홍기씨는 가끔 만나 사람이 한적한 예술영화관에 가서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비범한(?) 취향을 아껴주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김홍기씨의 신작 <하하 미술관>은 블로그에 연재한 내용을 토대로 한 책으로 무척이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저자가 고른 28명의 작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매일, 저 많은 포스팅을 할 수 있을까?"

김홍기씨의 블로그를 보며 매번 그런 공상에 빠지곤 했는데 그 양질의 콘텐츠가 알차게 엮인 것을 보니 마음이 무척이나 흡족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하하 미술관>을 인상적으로 보신 금산갤러리 관장님께서 책에 소개한 한국작가들의 그림을 알려보자는 제안을 주셔서 마련된 행사입니다. 어제 14일은 오프닝 파티였구요, 이 전시회는 3월3일까지 계속되니 시간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오프닝파티에서 전 아주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없는 시간을 정말 칼로 베듯 잘게 쪼개 간 자리인데, 한국작가들의 개성넘치는 그림과 기발한 상상력 특유의 감수성에 매료되었습니다. 외국 작가들의 그림을 주로 접해 오던 터라 책 <하하 미술관>과 전시회는 저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았습니다.

자세한 그림 소개는 아래 사진과 함께 전하겠습니다.

전시회를 보며,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읽읍시다!"라고 외치며 다녔던 때를 떠올렸습니다.  일본작가들의 이름은 줄줄 외면서, 한국작가들은 모르는 '젊은 독자'들을 보며 가슴아파했던 많은 순간, "어떻게 하면 이 소중한 작가들을 읽힐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져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작가에 대한 연재도 기획하고 인터뷰도 했지만, <하하 미술관> 같은 결과물은 만들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언젠간, 그런 기회가 꼭 오겠죠?^^

어쨌든, 김홍기씨의 이번 책 <하하 미술관>은 한국의 그림작가들을 전면에 소개한 대중서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자, 그럼 <하하 미술관> 감상해 보실까요? ^^

 

 

 

 

 

여기까지는 카페 블루메 사진입니다.

제3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도 <하하미술관>에 나오는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커피를 마셨는데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들르신다면, 아메리카노를 추천합니다.

 

 

 

동양화가 김정란 작가의 <열중>입니다.

한 눈에 반해버린 그림입니다.

책을 읽는 귀여운 꼬마아이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작품을 직접보면 뒤에 놓인 <강아지똥>이 보입니다.

 

(책에 실린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라는 작품도 꼭 보시길...)

 

 

김정아 <춤추다>(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임광혁 <Magnolia Lymos>

 

이번 전시회에서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작가의 성씨인 Lym을 응용해 명명했다고 합니다.

각각의 꽃잎은 관객의 손에 의해 분해되고 새롭게 조립됩니다.

책에 따르면, 임광혁의 조각은 관객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목련을 마음속에 심고 있습니다.

 

 

 

이영조 <익명인 - 여우비>(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아주 마음에 들었던 작품입니다.

 

(여유만 있다면, 구매하고 싶었습니다.

저 기분좋은 스커트와 붉은 토마토를 사무실에 걸어 놓으면

매일 상큼한 꿈이라도 꿀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작가에게 토마토는 도시의 폭력에 찌든 현대인의 상처를 씻어주는 상징입니다."

- <하하미술관>

 

 

이영조 <익명인 - 치유>(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조장은 <기억이 안납니다>, 장지에 채색

 

"장지에 분채를 이용해 채색하는 작업은 붓질을 거듭할 수록

맑은 색채를 토해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고운 색감을 만들고,

그 속에서 여물어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죠."

- <하하미술관>

 

 

 

이인청 <생활의 달인>, 디지털 프린트

 

아주 독특한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요리를 하며 그림을 그리는 여자의 표정은 결코,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옷차림을 보면 그림 작업에 몰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목 '생활의 달인'은 왠지 역설적인 느낌이 납니다.

의식주의 해결과 예술의 경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한 작가의 초상을 보는 듯 합니다.

 

 

이경미 작,

 

이경미 작가의 주 소재는 고양이라고 합니다.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 김랑켄과 이나나를 모델로 그립니다.

 

 

 

이소윤 <위로>, 혼합재료

 

이번 전시회 중 가장 마음이 갔던 이소윤 작가의 작품입니다.

카페 블루메 앞에 설치된 <위로>를 보고

전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귀여운 소녀의 눈망울과 체크원피스

앙증맞은 캔버스화와 들고 있는 자그마한 사탕.

마치 소녀가 살아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끄러미 소녀를 바라보다, 그 앞에 도록을 펴들었습니다.

도록 안에 담겨 있던 작품들을 보며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글 쓰는 이에게 다양한 예술의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본 서혜경씨의 독주회나 이번 <하하미술관> 방문은

저에게 새로운 영감을 던져주었습니다.

 

이소윤 작가의 도록을 보니, 이 앙증맞은 소녀를 통해

삶의 다양한 질곡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녀의 커다란 눈망울에 담긴 여러 감정은

어떤 글이나 말이 필요 없는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었습니다.

다음 작품을 보면, 이를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소윤 <장면3-불신>, 혼합재료

 

후드티를 입고 있는 소녀의 눈에서 검은 마스카라액이

흘러나옵니다.

 

작은 몸, 통통한 볼 그리고 진한 화장.

왠지 언밸런스한 느낌이죠.

 

또 다른 작품 <장면2-불안>을 보면 커다란 공간 위, 작은 선반위에

올라가 있는 소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위태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소윤의 소녀는 이제 막, 20대가 된

소녀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더없이 귀여운 소녀의 표정은 늘 해맑지만은 않습니다.

그녀가 겪어야 할 고통과 혼란의 미로를 짐작할 수 있기에

더 없이 애잔하게 느껴집니다.

 

 

 

이소윤 작가의 도록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방법을 알아봐야 할 것 같네요.





 전시회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자 김홍기씨와도 한컷^^

 

전시회에 다녀오며 나의 글쓰기 작업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글은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는 도구이나
그림과 음악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반대의 방식으로 말을 걸어오죠.

그런점에서 본다면, 글쓰기라는 작업은 아주 친절한 소통수단입니다.
나는 어떤 목소리와 어떤 방법으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지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보다 친절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됐습니다.

그림에 대한 뜨거운 애정으로 소중한 책을 펴내신 김홍기씨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신 따뜻한 배려, 잊지 않겠습니다.
서로의 정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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