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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5년째를 맞는 ‘대구경영자독서모임(DMRS)’의 전진문 대표(경일약품 이사)는 월 2회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독서와 토론이 결합된 모임을 열고 있다. 서울 수도권이 아닌 대구라는 거리상의 문제, CEO,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회원이라는 점을 고려 할 때 운영자의 부담감은 충분히 짐작된다.

허나, 직접 만난 전 대표에게선 피곤한 기색을 느낄 수 없었다. 사무실을 에워 싼 서재, 책자랑에 여념 없는 모습은 그가 20대에 꿈꿨다는 문학청년을 연상케 했다. 시인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의 텃밭에서 뛰논 덕에 남다른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던 유년 시절, 전 대표는 작가를 갈망했다.


그의 꿈을 반대하고 나선 이는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글 쓰는 이가 감내해야 할 경제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아버지는 무 자르듯, 아들의 꿈을 오려냈다. 

“돈 안 되는 글쟁이 대신 경영학을 해라. 그래야 사람 구실 할 수 있다”

착한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다. 30년 간 대학 교단에서 경영학을 가르쳐 온 전 대표는 지금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 그에게 ‘대구경영자독서모임’은 책과 글쓰기로 나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는 혼자 하는 독서가 아닌 함께 하는 독서, 시야를 넓혀주는 다방면의 독서를 즐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편협한 사고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은 모임 운영에 반영됐다. 그간 ‘대구경영자독서모임’이 읽어 온 독서목록을 보면 이를 확인 할 수 있다.



경영학 박사이기도 한 전 대표는 “CEO에겐 폭발적인 독서량이 필요하다”는 지론을 강조했다. 전문분야 지식은 물론 문제해결 능력, 미래를 보는 안목까지 갖춰야 하는 만큼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기 때문. 영남대 겸임교수, 경일약품 이사직을 맡고 있는 그에게 책은 매끼 먹는 밥과 같은 필수 자양분이다.

전 대표는 도서 선정을 위해 몇 배수의 책을 읽는다. 어릴 때부터 습관화 된 책읽기는 그의 집필과 강의를 지탱해주는 뿌리이기도 하다. 도서선정에 참여하는 전문가들 역시 같다. 5-8기 회장을 맡은 김익환 변호사는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과 비교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목 관계가 아닌, 책이 중심이 되는 모임 지향”

‘대구경영자독서모임’은 6개월 기준으로 운영된다. 매 기수 회원들은 격주에 1회, 모두 12권의 책을 함께 읽고, 저자 강연을 듣는다. 서강대 김열규 명예교수, (주)브릿지래보러토리 신병철 대표, 시인 김지하, 소설가 성석제 등 쟁쟁한 저자들이 모임을 찾았다.

‘저자와의 만남’에선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이 마련된다. 각 분야 리더들이 참석하는 만큼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다. 초청된 저자와 회원들은 적극적인 피드백으로 답한다. 미처 책을 읽지 못한 회원들은 강의를 듣고 토론에 참여 할 수도 있다.

전 대표는 “친목관계가 아닌 책이 중심인 모임을 지향한다”고 잘라 말했다. ‘독서+토론’이라는 원칙은 ‘경영자모임 = 인맥교류’라는 편견을 불식시켰다.

‘대구경영자독서모임’이 다루는 도서는 경영일반, 소설, 역사, 예술 등 전 분야를 망라한다. 70여명의 회원이 고른 참석률을 보이는 것 또한 그 때문이다.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자신의 취향에 따른 독서가 아닌, 평소 읽지 못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독서모임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문화탐방’ ‘부부참석’ ... 모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매년 봄 열리는 ‘문화탐방’은 모임 활성화에 불을 지핀 계기된 행사. 책의 배경이 된 곳, 저자의 고향 등을 찾아 토론까지 나누는 흥미로운 자리다. 경주 최씨종가(2006), 안동 봉정사(2007), 산청 덕산서원(2008)을 거쳐 올해 역시 기억에 남을 문화 탐방지를 선정 중이다.

회원 중에는 부부끼리 참석하는 이도 많다.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고, 저자의 강의를 듣는 ‘공부하는 부부’가 늘고 있는 것. 전 대표는 “부부참석은 가족 화합 뿐 아니라 독서에 필요한 동기부여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책을 좋아할 경우 상대방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 취향의 차이로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어서 부부들의 참석을 적극 권하고 있다.

‘대구경영자독서모임’의 회원은 70여명을 웃돈다. 현재 8기가 운영 중이며 이들의 독서활동은 3월까지 계속 된다. 모임홈페이지 http://dmrs.co.kr


- 출판저널 2월호 <한국의 독서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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