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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상사는 물론 부모와 친구와의 인간관계에서도 말 못할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에 도움을 줄 두 권의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인간관계의 역학관계와 심리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가스등 이펙트>(랜덤하우스코리아. 2008)와 <루시퍼 이펙트>(웅진지식하우스. 2007).

두 책은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가스등>(1944)과, 독일 영화 <익스피리먼트>(2001)의 책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가스등 이펙트>를 보자. 이 책은 20여 년간 심리치료사로서 활동해온 저자 로빈 스턴이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가해자와 그를 이상화하고 그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피해자가 만들어내는 병리적 심리 현상을 분석했다.

일명 ‘가스등 이펙트’라 불리는 사례를 통해 인간관계의 숨겨진 역학관계를 해부한다. 또한,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현실에서 서로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동등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흔히 ‘기(氣)가 센’ 사람은 ‘기가 약한’ 사람을 휘두르게 된다. 그렇게 휘둘리는 사람조차 자신이 옳지 않다고 확신한다. 사회적 지위나 연령 면에서 더 낮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뜻에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책은 몇몇 사람들의 평가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지나친 ‘눈치 보기’, 사람들을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오만과 과신에 대해 지적한다. 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이기 위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토로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왜곡된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다.

‘리더십’이란 미명 하에 사람들을 지배하거나 조종하지 않는, ‘윤리적인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영화 `가스등` vs `익스피리먼트`의 책버전



다음은 <루시퍼 이펙트>. 이 책은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의 문제적 저작으로 스탠퍼드 모의 교도소 실험을 35년 만에 전면 공개했다.

이 실험은 평범한 학생들을 무작위로 수감자와 교도관의 역할로 나눈 다음, 낯선 환경과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면서 어떤 심리 변화를 겪는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악의 근원을 파헤쳤다.





1971년 당시 38세의 젊은 심리학자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반사회적 행동 연구’의 일환으로 모의 교도소 실험을 계획한다. 그러나 실험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교도소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첫날부터 마치 진짜 수감자와 교도관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교도관 역할의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수감자들을 가학적으로 대했고, 그 방법도 ‘창의적’으로 악랄하게 발전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도관의 가학 행위가 극에 달하고, 수감자들의 정신쇠약 증세가 심해져 방면되는 사람이 속출하자 결국 실험은 1주일도 안 돼 중단됐다.


저자는 이를 토대로 2004년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포로 수용소에서 발생한 포로 학대 사건의 원인을 분석하며, ‘악한 사람은 그 기질에 원인이 있다’는 통념을 거부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순식간에 악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하는 책이다. 저자는 언제든 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루시퍼 이펙트’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가스등 이펙트>와 <루시퍼 이펙트>. 두 책을 재미있게 읽는 또 하나의 방법. 영화 <가스등 Gaslight>과 <익스피리먼트 Experiment>와 비교해 보기다. 책과 영화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할 듯싶다.

- 신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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