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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와 포옹 그리고 섹스. 어느 것도 없던 만남. 그래도 여자는 남자에게 위로 받았다. 남자 또한 그랬다. 남자는 여자를 안기는커녕 만지지도 못했다. 그들의 신체적 접촉은 단 한번. 어깨를 기대고 눈물을 흘리던 그때뿐이었다.

둘의 몸은 서로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감성은 달랐다.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남자와 여자의 감성은 만나고 안고, 부비고, 키스했다. 엉겨 붙어 서로 떨어질 줄 몰랐다.

돈이 없던 남자와 여자는 기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그들은 완전히 하나 일 수 있었다.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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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의 화제작 ‘원스’는 2007년 최고의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길에서 돈을 구걸하는 기타 치는 남자와 거리에서 꽃을 파는 여자다. ‘아무 것도 없는’ 이 남자와 여자는 첫 눈에 끌리지 않는다. 그건 만나면서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의 호흡을 일치하게 만드는 유일한 것은 ‘음악’이다. 둘은 만지고 싶다거나 키스하고 싶다거나 하는 감정이 아닌 함께 반주를 하고, 하모니를 넣고, 음반을 레코딩 하는 희열 때문에 만난다.


가난한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들른 악기 판매점에서 화음과 반주를 맞추는 장면, 남자가 준 CD의 배터리를 사러 새벽 편의점에 다녀오는 여자의 잰 발걸음, 떠나간 연인을 그리며 토해내는 남자의 노래는 몽환적인 동시에 사실적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명료하지 않고, 구체적이지 않은 것과 달리 영화 속 장면들은 대부분 명료하고 구체적이다. 두 남녀가 나누는 감정이 사랑 ‘직전’의 느낌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머물 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사랑. 그 모호한 감정의 폐해를 너무나 잘 아는 남자와 여자는 신중하다.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음악’은 사랑을 억누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등장하는 모든 노래가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보는 이의 사연이 되고, 그들의 눈물이 아닌 보는 이의 슬픔이 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원스’의 마지막 장면은 보통의 멜로 영화가 보여주는 엔딩과 구별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로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가장 현명한 답이다. 엔딩 크레디트 후에도 울고 있는당신을 발견 했다면 이 영화의 위로를 제대로 건네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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