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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표현 능력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더라도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자발적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혼자만의 주장으로 끝나기 쉽다. 스피치와 프리젠테이션 기법,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교육과 강의가 넘쳐나지만, 기술적인 스킬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든든한 바탕이 되는 것은 책읽기다. 책 중에서도 단편적인 지식에 머무르기 쉬운 실용도서보다는 깊이 있는 인문학 책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는 사람이 바로 도서평론가 이권우 씨다.


그는 <각주와 이크의 책읽기>,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에서 못다 한 책읽기의 중요성을 새로 나온 책 <책읽기의 달인>(그린비 펴냄)에 담았다. 이번 책에서 그는 독서가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는 데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표현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 것일까. 직접 쓰게 해서 첨삭까지 한다. 토론 내용을 설명한 다음 직접 토론하게 하고 그에 대해 평가한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처방을 위해서는 읽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그에게 책을 출간한 동기와 인문학 책읽기가 필요한 이유, 자녀들에게 독서 지도를 하는 방법들을 들어보았다.



- 영상시대에 책읽기는 무엇이어야 합니까?


“영상은 상상하게 하지 않고 상상된 것의 실현을 즐기게 하는 매체입니다. 이에 비해 책은 상상하도록 자극하는 매체입니다. 그것은 저자가 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꿈꾼다는 것을 뜻하고, 이렇게 훈련된 힘으로 문화매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활동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영상의 폭격 앞에 무력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더 잘 즐기기 위해, 이를 더 잘 분석하기 위해, 이를 더 잘 비판하기 위해서도 책읽기의 가치는 유효합니다.”


-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 때문이었나요?


“뜻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책 읽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책 안 읽는 사람들이 책을 읽도록 이끄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던 것이지요.”


- 실용적 독서가 득세하는 세태에서 인문학적 책읽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책마저 실용적으로 읽어야 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주식투자를 위한 정보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정보지나 인터넷에 널려 있는 것이 아닌가요. 더 중요한 것은 범람하는 정보 가운데 참된 것을 가려낼 줄 아는 판단력이며, 이것들을 잘 묶어 가치 있는 지식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깊이, 천천히, 겹쳐 읽어야 하는 것이지요.”




- 독서가 읽기에만 끝나지 않고, 글을 쓰고 토론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그 동안의 독서지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좋은 책을 골라 그것만 읽으면 된다는 식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본의 아니게 의미의 ‘수용자’를 만드는 데 힘을 쏟은 격입니다. 앞으로 책읽기는 의미의 ‘창출자’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읽고 토론하고 쓰는 과정을 거쳐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야지요. 이미 그런 움직임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 제목처럼 ‘책읽기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책을 읽다보면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렵고, 힘들고, 짬이 나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여기서 멈추면 달인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다 읽어나가야 비로소 가능성이 열립니다. 대체로 우리가 잘 못하는 것은 끝까지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일부러라도, 그러니까 어렵고 재미없고 짜증나더라도 끝까지 다 읽어보겠다고 마음먹을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책을 잘 고르는 게 좋겠지요. 이제 책을 읽겠다고 결심했다면 무조건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조건은 딱 한 가지. 몰입해서 끝까지 다 읽어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달인의 길이 조금씩 보일 겁니다.”


- 부모님들이 자녀들에 대한 독서지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세요.


“먼저 아이 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저절로 책을 읽을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논술이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강제로 읽히려 하지 마십시오.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갖고 놀게 하는 게 좋은데, 이를 위해서는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는 게 좋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기억하십시오.”


- 강남구립도서관 소식지 <책읽는 사람들> 10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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