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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기 위해선 ‘분석의 눈’을 길러야 한다. 신문, 칼럼, 서평 심지어 ‘글쓰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저자들의 글까지 날카롭게 분석할 수 있다면 이미 수준급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말하는 분석이란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① 맞춤법 및 띄어쓰기 < ② 동어 반복 < ③ 불필요한 수식 < ④ 뜻이 모호한 문장 < ⑤ 난해한 표현 < ⑥ 단락의 흐름 < ⑦ 억지스러운 주장 < ⑧ 주제의 일관성 < ⑨ 소재의 상투성

총 9개의 카테고리로 분석의 과정을 나눠봤다. 우측으로 갈수록 큰 범위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①번부터 ⑤번까지가 ‘1차적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장애물이라면, ⑥번부터 ⑨번까지는 ‘2차적 가독성’을 방해하는 요소다.


여기서 말하는 1차적 가독성이란 “뜻이 바로 전달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점이다. 2차적 가독성이란 글 전체의 완성도에 대한 문제다. 뜻 전달에는 큰 무리가 없으나, 어딘가 모르게 글이 매끄럽지 않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글인 경우 2차적 가독성에 문제가 많다.


서평쓰기 역시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홀로 읽는 일기가 아닌 블로그, 온라인 서점, 카페 등에 올리는 대중적인 글쓰기라면 뜻 전달은 기본, “나도 이렇게 느꼈는데, 취향이 비슷하군” “이 사람은 나와 생각하는 게 좀 다른 것 같아” 등의 다양한 반응을 끌어 낼 수 있으면 좋다.


그런데, 온라인 서점이나 카페를 보면 1차적 가독성부터 문제가 있는 글이 많다. 이번 칼럼의 주제를 “나는 왜 서평을 읽는가”로 정한 것은 바로 이 문제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서점, 블로그, 카페에 올라온 다른 글을 읽고 왜 읽히지 않는지, 왜 공감할 수 없는지를 위의 9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분석하며 읽다 보면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다. 다음은 한 수강생이 쓴 서평의 일부분이다.


 

오랜만에 서점에 방문하였다. 요즘 베스트셀러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듯 이외수 작가님의 <하악하악>이 곳곳에 엄청나게 꽂혀있다. 문화인으로써 베스트셀러 정도는 읽어주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책을 집어 들고 계산대에서 문화상품권과 서점 포인트로 거의 공짜로(아니 사실 말하면 공짜다) 구입을 하고 현금영수증까지 요청하는 나의 센스에 뿌듯해했다.


이런, 아뿔싸!!! 방금 전까지 이외수 작가님께서 사인회를 하고 가셨다고 한다. 작가님의 말씀을 빌어 ‘털석!!’이다. 아깝다. 이번에 작가님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와 <하악하악> 독후감 백일장을 한다고 하니 꼭 수상해서 저자 싸인본을 받아야겠다. 사실 신세계 포인트도 욕심이 난다.




위 내용은 전체분량인 A4 1페이지의 1/3 가량에 걸쳐 전개된다. 글의 상당부분을 책을 만나게 된 계기로 채우고 있어, 책에 대한 소개나 평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서평이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글이다. 책 <하악 하악>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 이런 글은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읽어 볼만한 이유, 구매 가치에 대한 평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서평 상당수가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남의 글을 읽는 것만큼 좋은 글쓰기 훈련은 없다. 단, 쓱쓱 지나치듯 읽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구조와 세부적인 표현들을 분석, 정리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분석의 대상은 아마추어 즉 리뷰어가 쓴 글에서 저널리스트(기자, 칼럼니스트)가 쓴 글까지 폭넓게 접하는 것이 좋다. 서평 강의를 할 때 마다 “일간지 북섹션을 읽으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손을 드는 사람은 2-3명에 불과하다. 서평을 잘 쓰기 위해서 뿐만이 아닌,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라도 신문의 북섹션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관심 분야의 책이라면 파일을 만들어 스크랩 하는 것 역시 좋다.


서평은 책에 대한 소개와 주관적인 평을 균형적으로 담아내는 글이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거나, 한 쪽만 강조하다 보면 객관성을 잃기 십상이다. 나만 읽기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와의 소통을 원하는 글이라면 많이 읽고 쓰는 연습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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