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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기술

서평쓰기, 독서의 완성

숭학당 2008. 9. 15. 17:26


눈에 병을 준 두 번째 주범은 컴퓨터다.

끊임없이 책을 주문하고 그도 성에 안차 주말이면 헌책방들을 돌아다니며 책을 사 모으는 나는 읽는 것만큼 ‘쓰는 것’도 즐긴다.

나에게 있어 완전한 독서란 읽기가 끝난 후 서평작업까지를 포함한다. 읽은 책의 흔적을 글로 남겨놓지 않으면 밥을 먹다 만 것처럼, 잠을 자다 만 것처럼 개운치 않다.

그래서 6년 전부터 손대기 시작한 것이 개인홈페이지였다. 도메인을 사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영화평과 독서평을 올렸다. 알음알음 들어온 사람들로 홈페이지는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끼리 좋은 책을 추천하고 읽은 느낌을 공유하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이에 성이 차지 않은 나는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워 책모임에 참가하고 싶은 지원자를 모집해 포털사이트에 비공개 카페로 북모임을 만들었다.

좋은 문장과, 책을 나누고 추천하는 과정은 하나의 사회적인 행위로 이어졌다. 10명이 넘는 북모임 회원은 학생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술 마시는 것 보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옷 사 입는 돈은 아껴도 책사는 돈은 아끼지 않는, 서점과 도서관에 있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독서광이라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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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선정해 달마다 오프라인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온라인에 서평을 올리는 과정은 나의 뜨거운 독서열을 더욱 자극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온 소식을 신문지면이 아닌 북모임 회원의 서평을 보고 알 정도로 모임은 활성화 됐다. 그렇게 3년간 온라인 북모임을 운영했다.

그래서 나에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블로그, 커뮤니티 중심의 온라인 책 문화가 낯설지 않다. 6년 전부터 익숙하게 활동해 오고 있고, 활용해 온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개의 책 커뮤니티에 가입도 되어 있고 회원으로서 ‘소극적으로나마’ 활동하고 있다.

커뮤니티를 헤엄치다 심상치 않은 독서광들의 커뮤니티를 발견하면 흙 속에서 진주를 찾은 듯한 희열도 느낀다.

열정은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날마다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 좋은 문구를 발췌해 올리는 사람들, 좋은 책을 추천하지 않으면 병이 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요즘 독서광들이다. 나는 이들을 ‘북 블로거’ 라 불렀다. 지금은 줄여서 '북로거'로 통하지만.

베스트셀러의 조짐 역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먼저 감지 할 수 있다. 유독 눈에 띄는 마케팅을 펼치거나 북로거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는 책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다.

이런 조짐은 운영이 활발한 책 커뮤니티에서 종종 발견되는데, 주의해 읽어야 할 부분은 본 게시물 보다는 ‘덧글’이다. 커뮤니티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회원의 덧글이라면 더욱 눈여겨 읽어야 한다. 신간이벤트로 책을 받고 바로 리뷰나 덧글을 올리는 북로거들의 반응을 통해 시장성을 점쳐 볼 수 있다.

이들의 반응이 나의 독서 탐욕에 자극을 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내가 날마다 책 기사를 쓰긴 하지만 읽지 않은 신간 이야기가 북 블로거들의 글을 통해 올라오는 순간에는 읽고 싶은 마음에 질투심마저 느낀다. 덕분에 눈 상태는 더욱 안 좋아졌지만 책읽기의 범위는 보다 넓어졌다.

나에게 있어 책이란 영원한 탐욕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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