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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기술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

숭학당 2008. 9. 14. 22:20


“독후감과 서평은 어떻게 다른가요?”

강의를 하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학창시절의 독후감을 생각하는 이라면 당연히 궁금해 할 문제. 과연 정답이 있을까? 신뢰할 만한 연구나, 전문서적이 있다면 쉽게 풀릴 터.

그러나 아쉽게도 서평에 대한 자료는 희귀하다 할 만큼 드물다. 특히, 서평을 쓰는 법 즉 서평 글쓰기에 대한 방법론을 다룬 책은 한 권도 출시되어 있지 않다. 참고할 만한 자료로 이화여자대학교 교양국어 편찬위원회가 2006년에 펴낸 『우리말·글·생각』의 본문 내용 정도가 눈에 띈다.

“독후감이 주관적인 느낌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개인적인 글인 반면, 서평은 이러한 감상을 객관화하여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공론화하는 글이다.” (129-136p)

언뜻 읽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해석이다.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공론화 하는 글’이라는 대목 때문이다. 보다 쉽게 풀이 할 수는 없을까?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다루는 글”이라고 해석해 보면 어떨까. 조금 구체적으로 그 뜻이 전달 될 것이다.

문제는 이 해석이 실제 서평을 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감 가는 풀이이긴 하지만 사전적 정의, 이상의 기능을 발휘하진 못한다. 독후감에서 서평으로 옮아가고 싶은 독자에겐 갈증을 더하게 하는 개념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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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독후감과 서평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독후감(讀後感)이란 한자어 자체를 풀이해보면, ‘책을 읽은 감상’ 정도가 된다. 주관적인 감상이 주를 이룰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면 서평(書評)은 책에 대한 평가를 다룬 글이다. 객관적인 도서 정보와 비평의 기능을 동시에 담는 것이 특징이다.

보다 간단히 정의하면 “책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에 자신의 느낌과 평가를 덧붙이는 글” 정도가 된다.

자신이 쓰는 글이 독후감이 아닌 서평이라면 책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만한 주관적인 평(ⓑ)을 고르게 실어야 한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한쪽으로만 치우쳤다면 서평으로서의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특히, ⓑ의 기능은 서평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아직 해당 책을 읽어 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읽어 볼만한 책인지 그렇지 못한지에 대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주관적인’ 견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서평을 쓰는 사람의 독서량과 취향, 독서 당시의 상황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 즉 ‘주관적인 평’을 드러낼 때는 독자가 공감할 만한 논리적인 주장을 펼쳐야 한다.

“혼자만의 생각이군!” “비약이 심한 글이야!” “너무 편협한 글 같아” 등의 느낌을 주는 평이라면 제대로 된 서평이라고 볼 수 없다. 생산적인 반론이 아닌 ‘비약’ 혹은 ‘과장’의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를 이루는 구성 요소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혼자만의 감정에 빠져 독백하듯 써내려가는 글이 아닌, 독서의 가치 판단을 제공할 수 있는 서평이라면 ⓐ에 대한 내용은 필히 들어 있어야 한다.

ⓐ를 이루는 구성 요소로는 책 제목, 저자명과 저자 이력, 도서 분야(장르), 출판사명, 출간년도, 작품 배경, 출간 경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알차게 담은 형식은 종합 일간지가 매주 토요일 발행하는 북섹션 기사를 참고하면 좋다.

그동안 독후감과 서평 중 어디에 포지셔닝 해야 할 지 헷갈렸다면, 각 글의 성격에 따라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을 고민해 보면 좋겠다.


댓글
  • 프로필사진 독서중독 유익한 포스팅이네요, 평소 궁금해하던 것이 풀렸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러 좋은 글 찾아 보겠습니다.(즐겨찾기에 해놨네요) 감사합니다. 2008.09.15 00:24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maggot.prhouse.net BlogIcon 한방블르스 고민스럽게하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 상태는 알고 있었지만 더 잘 일깨워주는 글이었습니다. 2008.09.15 23: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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