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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문학을 경외의 대상으로 본다. 그리고 인문학은 어렵고 실생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체로 외면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 도서들이 베스트셀러 수위에 오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충분히 공감 가는 말이다. 기초학문의 기반 없이 응용학문의 발전이 있을 수 없듯이 인문학의 토대 없이 수준 높은 문화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문학과 인문학 서적들이 외면 받지는 않듯이 모든 자기계발 도서들이 각광 받지는 않는다.

기초적인 교양이 부족한 시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바뀌고, 자기관리를 통해 자신을 수양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동기 부여를 하게 하는 `자기계발` 도서에 대해 너무 인색한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닌가. 자기계발 도서로 분류되는 책들은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이리저리 다른 색깔로 편집하고, 누가 말하느냐 등의 차이만 있을 수도 있다. 제목만 다를 뿐 얘기하는 것들은 다들 별 차이가 없는 `말들의 향연`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그런 책을 찾는 이유는 제도권 교육에서 배우지 못한 삶에 대한 태도와 자기 자신에 대한 경영 등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식에 비해 삶의 지혜를 얻는 것에 무지한 경우가 많다. 현대사회 이전까지만 해도 이런 것들은 소위 `가정교육`을 통해 부모로부터, 대가족 생활을 통해 습득하고, `고전`들을 통해서 배웠지만 이제 그 역할을 `자기계발` 도서가 대신하는 것은 아닐까?

늘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전통과 고전도 꼭 필요하지만, 지금 현재의 현실을 다룬 실용서들도 필요하다. 실용서적에 대한 천대는 조선시대에 경학(유교 경전)만 중시하고, 실학(잡학)을 천시하던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또 현대사회는 복잡한 생활만큼이나 챙겨야 하고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 투성이다.

학문의 근간인 인문학의 중흥 못지 않게 실용서적에 대한 정당한 권리 찾기도 중요하다. 더이상 `처세서`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기계발, 실용서적에 대한 서자 취급은 그래서 온당하지 않은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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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 > (시대의 창. 2004)는 책을 보고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인지, 행복한 일을 하는 건 죄의식을 가질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 행복한 이기주의자 > (21세기북스. 2006)는 이런 나의 마음을 더 튼튼하게 굳히게 하고, 더 큰 용기를 준 책이다.

이 책은 비슷한 내용을 말하지만, 말하는 방식이나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또 다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듯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책도 이미지 상품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제품 중에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는 제품이 있는가? TV나 MP3, 문구, 어느 회사 제품이든 성능의 차이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지식상품인 책도 결코 다르지 않다. 예술영화만 영화가 아니듯 같은 메시지라도 어떻게 풀어가고, 설득하고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 A급 영화가 되기도 하고, B급 영화가 되기도 한다.

어떤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소비자가 자신들의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소비자를 비난하는가? 소비자가 원하는 책, 독자들이 찾는 책에 대한 고민은 진정으로 했던가?

책도 이젠 어렵고 난해한 책은 좋은 것이고,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책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거두어야 한다. 인문학이 더 낮게, 더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그 가치를 발견할 것이다. 지식와 학문의 성채를 높이 쌓아 위세를 보일 게 아니라, 함께 논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빵을 먹는 사람들에게도 수준이 있다. 앙코 있는 빵이 맛있다는 사람은 빵에 관한 한 초보자고, 앙코 없이 달지도 않고, 그윽한 뒷맛을 아는 사람이 고급 빵을 먹을 줄 아는 소비자이듯이 독서에도 수준이 있다. 스토리는 별 상관도 없는 액션영화를 좋아하면서 영화 보는 재미를 붙이듯이 처음엔 다들 그렇게 시작한다. 그렇게 차츰차츰 영화 보는 눈이 생겨 내용이 심오한 영화로 넘어가듯이 독서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사부`를 만난다는 건 정말 삶에 있어서 한 줄기 `태양`이다. 역할 모델을 가진다는 건 내게 있어 확고한 가치관을 갖는 것 이상이다. 책은 그런 점에서 나를 수양하게 하는 전범이기도 하지만, 늘 나를 게으르지 않게 하고, 깨어 있게 하는 활력소다.

그리고 그런 책들 중에서 자기계발 도서로 분류되는 책들이 나에겐 수위를 차지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고급 인문학을 즐기지 못하는 질 낮은 독자라는 혐의를 씌워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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