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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부시, 클린턴의 공통점은? 너무 쉬운 질문일까? 그렇지 않다. 정답은 ‘미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여기에 람세스, 알렉산드로스, 카이사르, 잔 다르크, 나폴레옹을 포함시켜 보자. 그래도 짐작하기 어렵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더해보자. 그 밖에 빌 게이츠, 마리 퀴리, 찰리 채플린, 베이브 루스, 존 매켄로도 있다.

정답은 왼손잡이들이다.

일찍이, 왼쪽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쁜 것을 가리키는 데 쓰였다. ‘서출출신의 아이(born from the left side of the bed)’ ‘간통 행위(left-handed marriage)’ ‘잘못된 추론(left-handed wisdom)’ ‘정부, 정숙함이 부족한 여인left-handed wife)’라는 표현에서처럼. 그렇다면, 왼손잡이는 어떤 특질이 있는 걸까?

왼손에 관한 두 책 <왼손이 만든 역사>(말글빛냄. 2008)과 <호모레프트 왼손잡이가 세상을 바꾼다>(황금나침반. 2007)를 살펴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먼저 <왼손이 만든 역사>는 왼손잡이가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29명의 역사인물을 통해 그들이 이룬 업적을 살핀 책이다. 아울러 왼손잡이들의 공통적 성격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다.

저자 에드 라이트는 사회 평론가이자 시인. 책에 따르면 전 인구의 10%가 왼손잡이인데, 그간 왼손을 사용하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강했다. 왼손잡이들은 대체로 모험 성향이 강하다. 그 모험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나 나폴레옹의 경우처럼 전쟁터의 육체적 모험이 될 수도 있고, 철학자 니체처럼 정신적, 지적 모험일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직관력, 감정이입 능력, 실험정신이 뛰어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황을 읽어내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특별한 직관을 보여준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성급하기도 하고, 교실 부적응자, 공상가이기도 하다. 많은 왼손잡이들은 성격이 사납고 화를 잘 낸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존 매켄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왼손잡이들은 학업적 성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뉴턴, 포드, 마크 트웨인, 간디, 채플린은 전부 낙제자였다. 빌 게이츠나 마리 퀴리처럼 뛰어나게 공부를 잘 했어도 학교에서는 외로운 부적응자들이었다. 인류는 왼손을 쓰는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왼손잡이에 대한 차별은 현존하는 가장 뿌리 깊은 편견 중 하나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모든 나라의 언어에서 나타난다. 산스크리트어, 그리스어, 라틴어를 비롯해 대부분의 유럽 언어의 원류인 고대 인도 - 유럽어에는 '오른쪽'이라는 단어는 있었으나, '왼쪽'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의 언어들은 '왼쪽'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지만, 대부분 무섭고 불길한 의미였다.

영어에서도 오른손잡이(right)들은 권리(rights)를 갖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뒤에 뒤처져 남겨진다(left behind)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왼손잡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왼손을 쓴다는 이유로 야단을 맞은 기억이 있을 터.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을 쓰도록 강요받아 왔다. 그러나 이 상황을 잘 극복했고, 자신과 다르게 만들어진 세상을 자신에게 맞게 해석해왔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왼손잡이가 없었다면 역사의 변혁은 아주 더디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다음 책은 <호모레프트, 왼손잡이가 세상을 바꾼다>. 이 책의 저자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올먼 역시 왼손잡이다. 그는 '왼손잡이의 거의 모든 역사'를 찾아 파리, 런던, 도쿄, 퀘벡 등지를 누볐다. 왼손잡이에 관한 뿌리 깊은 편견과 미신의 역사는 물론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내려했던 브로카 등의 업적을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자료조사로 완성해냈다.

"미니밴이 가득한 차고에서 한 대의 포르셰도 비정상이긴 마찬가지이다."

이쯤에서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가 궁금해질 법하다. 어떤 행위를 기준으로 왼손잡이로 규정하는지. 이 책은 손잡이에 관한 정의도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북미인은 글쓰기를 손잡이 지표로 삼는데 반해,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은 음식 먹는 행위로 나눈다는 것. 그렇다면, 왼손잡이는 유전인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들어보자.

"둘 다 오른손잡이 부부가 왼손잡이 자녀를 둘 확률은 9.5퍼센트, 한쪽이 왼손잡이일 경우 19.5퍼센트, 둘 다 왼손잡이일 경우 26.1퍼센트이다. 일란성 쌍둥이의 10~20퍼센트는 서로 다른 손잡이를 가지고 있다. 쌍둥이는 왼손잡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역사와 과학의 현장을 여행하면서 저자는 왼손잡이 전사를 위해 설계된 스코틀랜드의 성을 탐사하고, 생물학적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19세기 두뇌를 검사하기 위해 파리의 박물관을 방문했다. 저자가 누빈 왼손잡이의 흔적,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요지경' 같은 세상의 보고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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