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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와 에비앙 생수, 루이비통 지갑과 리바이스 청바지, 랄프로렌 점퍼와 라코스테 티셔츠까지…

명품은 더 이상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명품 핸드백 하나쯤 없는 여성들이 없고, 명품 광고가 도시를 지배한다. 본래 명품은 100년 전 수제 장인의 공방에서 제작되어 왕실 귀족과 소수의 부유층이 향유했던 것. 그러나, 오늘날의 명품은 누구나 하나쯤은 가져야 할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얼마 전 ‘된장녀’ 열풍에 이어 최근에는 ‘신상녀’(신상품을 선호하는 여자) 열풍이 일고 있다. 소비와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 명품천국이 되어버린 한국. 명품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거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지 짚어보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럭셔리: 그 유혹과 사치의 비밀>(문학수첩. 2008)은 12년간 명품 전문 기자로 맹활약한 데이나 토마스가 전 세계를 누비며 명품의 이면에 감춰진 자본과 계급, 문화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명품은 지극히 제한된 엘리트 고객을 위해 소량으로 주문 생산되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서민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갑부와 유명 스타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80년대에 경제력을 갖춘 집단이 등장하면서 명품 그룹의 총수와 금융 전문가들이 명품 업체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가내 수공업이던 명품이 산업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고객층을 중산층과 중역급 세일즈맨으로 넓히면서 명품의 대중화가 진전된 것도 이 때였다.


명품 산업은 시장 규모만 1,570억 달러(150조 원)이 넘는 거대 비즈니스 산업으로 성장했다.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샤넬 같은 일부 대형 브랜드는 연간 10억 달러(1조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책은 18세기 프랑스 왕조를 중심으로 탄생한 명품의 역사에서부터 자본주의에 의해 명품이 어떻게 잠식되어 나갔는지 되짚어 나가며, 우리가 명품에 대해 궁금했던 물음들에 대한 해답을 준다.

저자는 명품산업이 무지막지한 과대광고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이윤을 낳기 시작했지만, 이것이 명품 산업의 명암을 갈라놓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원가 절감이 필요했고, 생산은 개발도상국에 아웃소싱을 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명품 산업은 모조품이 가장 많이 성행하는 분야로 전락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모조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이 마약 거래나 인신매매, 테러리즘 같은 불법 자금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명품 업계가 숨기고 싶은 진실을 폭로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명품 업계의 패션 잡지와 레드카펫 뒤에 숨은 현실을 소신 있게 그려낸다. 또한 명품 산업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며, ‘명품의 위기’ 이후의 패션 산업에 대해서도 진단한다.


다음 책은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미래의창. 2007).

   

이 책은 스스로 명품 중독자라고 고백할 정도로 브랜드 문화를 맹종하던 영국의 한 남성 닐 부어맨이 브랜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담아낸 기록이자, 소비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경고이다.

저자는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2006년 런던 도심의 한 광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제품을 모조리 불태워버렸으며, 이 광경은 BBC TV를 비롯한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 보도되어 일반 대중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오늘날 우리가 무언가를 구입한다는 것은 그 상품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 상품 브랜드가 우리에게 전하는 욕망과 환상을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스스로 욕망하지 않는다. 온갖 상업 광고들이 전하는 메시지들에 따라 욕망한다.

저자는 그러한 브랜드 제품들의 허상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나는 직장 사람들이 나를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사람으로 여겨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애플 맥 쓴다. 맥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근사한 사람일 것만 같다. 랄프 로렌 폴로셔츠는 다소 강인한 인상을 전하고 싶을 때 즐겨 입는다. 나는 물은 에비앙 생수만 마시는데 물맛이 특별히 좋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단지 에비앙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나를 더 건강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듯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자신의 모든 브랜드 제품을 태워버린 이른바 ‘브랜드 화형식’을 기점으로 그 전후 과정이 일기 형식으로 담겨져 있다. 그러나, 단순히 남다른 체험을 한 개인의 수기에 머물지 않는다. 체험을 토대로 방대한 양의 자료수집과 연구를 통해 오늘날의 소비문화가 발생하게 된 원인과 그것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해낸 결과물이다.

저자는 그와 같은 소비문화와 브랜드의 허상을 초래한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며,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 또한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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